“올여름이 앞으로 남은 여름 중 가장 서늘한 여름일 것이다”
라는 무서운 말이 매년 들려온다.
그만큼 기후 위기로 인한 역대급 무더위가 일상이 되어버린 요즘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흉흉한 소문이 하나 돌았다.
저녁 6시 이후에 퇴근하고 집에서 전기를 쓰면
요금을 더 낸다는 이야기였다.
안 그래도 팍팍한 살림에 퇴근 후 집에서 쉬는 시간마저
전기세 폭탄을 맞아야 하나 싶어 눈앞이 캄캄해졌는데,
다행히 이는 산업용과 일반용에 국한된 개편안일 뿐
가정용(주택용)과는 전혀 무관하다는 팩트체크 기사를 보고
십년감수했다.

- 올 여름은 작년보다 덜 더웠으면 좋겠다…
에어컨 없이 선풍기로 버텨야 하는 이사 전야
사실 올여름 전기세 인상 루머가
나에게 유독 공포스럽게 다가왔던 개인적인 이유가 있다.
우리 가족은 다가오는 7월에 이사를 앞두고 있다.
현재 약 6개월 정도만 짧게 월세로 머물고 있는 애매한 상황이라,
이사 갈 때 어차피 다시 떼어야 할 에어컨의 비싼 이전 설치비가
아까워 아예 연결조차 하지 않았다.
“7월 이사 갈 때까지만 선풍기로 꾹 참고 버티다가
새집에 가면 에어컨 바람을 마음껏 쐬자”
라고 굳게 결의를 다진 상태다.
그런데 무더위 속에 선풍기로 겨우겨우 버텨야 하는 마당에
가정용 전기세마저 오른다고 하니,
가장으로서 느끼는 압박감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루머로 밝혀진 것이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팍팍한 경제 현실 속, 그나마 다행인 소식
지금 세계 경제나 우리나라 상황을 돌아보면
한숨만 푹푹 나온다.
주식 시장에서는 반도체 관련 기업들만 미친 듯이 질주할 뿐
나머지 산업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고,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이란과 미국의 갈등 탓에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나라의 석유 수급과 물가마저
계속해서 위협받고 있다.
월급 빼고 모든 것이 다 오르는 이 지독한 경제적 한파 속에서,
가정용 전기요금 체계가 당장 바뀌지 않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평범한 서민들에게는
작지만 큰 위안이 된다.
AI 시대의 도래, 결국 에너지가 국가 경쟁력이다
가짜 뉴스 해프닝으로 가슴을 쓸어내리긴 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에너지 문제는
우리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거대한 숙제다.
우리나라의 전기요금은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꽤 저렴한 편에 속한다.
천연자원 하나 없고
원자력 발전의 비중이 절대적이지도 않은 상황에서,
막대한 양의 화석 연료를 수입해
화력 발전으로 전기를 만들어내는 구조를 생각하면
아찔하기까지 하다.
더욱이 앞으로 본격적으로 펼쳐질 AI 시대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의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게 될 것이다.
결국 다가올 미래에는
값싸고 안정적인 전력망을 갖춘 국가가
패권을 쥐게 될 수밖에 없다.
당장의 저렴한 요금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지구 환경을 위해
일상 속에서 전기를 아껴 쓰는 습관을 기르는 동시에
국가 차원에서는 친환경 자연에너지와 원자력 발전소 확충 등
미래 에너지 안보를 위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당장 올여름은 에어컨 없이
선풍기 바람에 의지해 땀을 훔치겠지만…
다가올 7월의 새로운 보금자리를 기약하며
이 무더위도 기꺼이 웃으며 버텨내려고 한다…
출처 : https://n.news.naver.com/article/055/0001354973?ntype=RANK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