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부동산 뉴스를 보니 한숨이 절로 나온다.
이른바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이나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 같은 서울 외곽 지역마저
아파트 월세가 300만 원을 육박한다는 소식이다.
공급 부족과 더불어 전세의 월세화가 급격하게 진행되면서
임대차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고 한다.
물론 기사에 언급된 사례들이 대형 평수거나
특정 고가 단지에 치우쳐 있어
다소 자극적으로 뽑힌 감은 있지만,
서울 전역의 월세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는 것 자체는
부정할 수 없는 뼈아픈 현실이다.

- 월세 300이면 한사람 월급인데… ㄷㄷㄷ
출퇴근 시간과 맞바꾼 가족의 안락한 삶
나는 35년 가까이 서울에서만 살았던 뼛속 깊은 서울 토박이다.
서울의 가장 큰 장점은 단연 압도적인 일자리와 인프라다.
강남이든 강북이든 어디에나 일자리가 넘쳐나기에
직장인에게 서울은 포기하기 힘든 매력적인 도시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지금 나는 서울을 떠나 수도권으로 거처를 옮겼다.
아이들의 교육 환경을 고민했고,
무엇보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서울의 집값을
감당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수도권으로 이사 오면서 나의 출퇴근 시간은
왕복 한 시간정도 더 늘어났다.
매일 아침저녁으로 붐비는 지하철과 버스에 몸을 싣는 것이
고단하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예전 서울에 살 때도
집에서 버스를 타고 다시 지하철을 환승했다가
다시 버스타고 출근했던 것을 떠올려 보면,
물리적인 거리만 멀어졌을 뿐
삶의 질 자체가 크게 떨어졌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나의 출퇴근 피로도를 조금 더 감수한 대가로
사랑하는 내 가족들이 넓고 안락한 환경에서 지낼 수 있다면,
나는 꽤 성공적인 거래를 했다고 자부한다.
전세의 월세화, 피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
최근 임대차 시장을 보면 보증금 자체를 대폭 낮추고
월세를 높여 받는 계약이 주를 이루고 있다.
세입자의 목돈(전세금)을
무이자 대출처럼 활용해 갭투자를 하던 집주인들이,
이제는 매달 꼬박꼬박 꽂히는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선호하기 시작한 것이다.
사실 전세라는 제도 자체가
무조건적으로 세입자에게 안전한 제도는 아니었다.
최근 전국을 휩쓴 끔찍한 전세 사기 사태들을 보면서,
나는 차라리 부동산 시장이 서구권처럼
보증금 낮고 월세가 높은 투명한 구조로 재편되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맞다고 생각한다.
다만 문제는 속도다.
집주인과 세입자의 셈법이 바뀌면서
월세 매물 자체가 부족해지고,
이로 인해 월세 가격이
세입자의 월급으로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수준까지
폭등하는 지금의 현상은 분명히 비정상적이다.
로또 1등에 당첨되어도 서울 아파트를 못 사는 슬픈 현실
언젠가 나의 자산 증식과 더 나은 노후를 위해서는
다시 인프라가 집중된 서울로 입성해야 한다는
마음의 숙제를 안고 있다.
하지만 냉정하게 지금 당장은 쉽지 않은 목표이기에,
현재의 삶에 만족하며 묵묵히 버텨내는 중이다.
요즘은 로또 1등에 당첨되어도 세금을 떼고 나면
서울의 평범한 아파트 한 채조차 살 수 없는
기막힌 세상이 되었다.
앞으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어떻게 흘러갈지는 모르겠으나,
부디 피땀 흘려 성실하게 일하는 사람들이
언젠가는 내 집을 가질 수 있다는
아주 작은 ‘희망‘만큼은 꺾이지 않는 세상이 오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출처 : https://n.news.naver.com/article/015/00052851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