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퇴근을 앞두고 흥미로운 뉴스 기사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Z세대를 중심으로 사무직보다 생산·기술직 등 이른바
‘블루칼라‘ 직군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내용이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연봉 7000만 원의 교대 근무 생산직’과
‘연봉 3000만 원의 야근 없는 사무직’ 중
60%가 생산직을 택했다고 한다.
소위 대기업 생산직을 뜻하는 ‘킹산직‘ 열풍이
수치로 증명된 셈이다.

- 이런 저라도 뽑아주시면 어깨 갈아가면서라도 일하겠습니다… ㅠㅜ
설문의 맹점, 그리고 청년들의 진짜 속마음
설문 결과를 보며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비교 대상이 너무 극단적이지 않나‘ 하는 것이었다.
대기업 생산직과 중소기업 사무직의 극명한 연봉 차이를 두고
고르라고 한다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당연히 돈을 많이 주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 수밖에 없다.
만약 두 직군의 연봉이 같았더라면?
난 사무직을 선택하는 비율이 더 높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 설문에서 우리가 진짜 주목해야 할 점은
청년들이 블루칼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유‘다.
그들은 기술을 보유해 해고 위험이 낮고
야근이나 승진 스트레스가 덜하며
다가오는 AI 시대에 대체될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꼽았다.
단순히 돈을 넘어서 불확실한 시대에
‘어떤 일이 내가 더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인가‘를
냉정하게 계산한 결과인 것이다.
사무직의 환상과 40대 차장의 현실…
나 역시 지금의 회사에 사원으로 입사해
영업, 제품 포장, CS까지 닥치는 대로
몸이 부서져라 일하며
차장이라는 직책까지 올라왔다.
현장에서 구르며 망가진 허리와 어깨를 부여잡던 막내 시절에는
그저 컴퓨터 앞에 앉아 편하게 지시만 내리는 것 같던
사무직 고참들이 마냥 부럽고 동경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막상 그 자리에 올라와 보니
내가 알던 세상과는 전혀 달랐다.
막중한 책임감의 무게에 짓눌리고
하루에도 수만 타를 칠 정도로
쉴 새 없이 키보드를 두드리며
끊임없이 뇌를 쥐어짜 내야 하는 것이 관리직의 현실이었다.
육체적인 피로와는 비교도 안 되는
지독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마주할 때면
오히려 아무 생각 없이 땀 흘리며 몸으로 일하던 그때가
마음은 더 편하지 않았나 싶은 씁쓸한 생각마저 든다.
다시 20살로 돌아간다면 나 역시 그 길을 택할 것이다
그렇기에 반도체나 IT 산업의 생산직이
정신적 스트레스가 덜하고 더 오래 일할 수 있을 거라 믿는
Z세대의 마음이 너무나도 이해가 간다.
솔직히 말해 나조차도 다시 20살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주저 없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생산직에
제발 뽑아달라고 엎드려 절을 할 것이다.
어느덧 마흔이라는 나이에 접어들었고
현실적으로 이제 와서 직업의 궤도를 수정하기란 쉽지 않다.
조금 더 일찍 이런 통찰을 가졌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지만…
결국 세상에 완벽히 편한 직업은 없으며
각자의 자리에서 짊어져야 할 삶의 무게는
매한가지일 것이다.
불확실한 미래를 뚫고
자신만의 생존 방식을 찾아 나가는
Z세대의 영리한 선택을 응원하며
오늘도 각자의 위치에서 묵묵히 버텨낸 모든 직장인들에게 수고했다는 위로를 건네고 싶다…
출처 :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366/0001162774?sid=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