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제약업계의 지각변동을 알리는
흥미로우면서도 씁쓸한 뉴스를 접했다.
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의 비만·당뇨 치료제인
‘마운자로‘ 가 머크의 항암제 ‘키트루다‘ 를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의약품 1위 자리에 올랐다는 소식이다.
생명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암 치료제보다
비만 치료제의 매출이 더 높다는 것은,
현대 사회에서 비만이 얼마나 심각한 질병으로 인식되고 있는지
그리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살과의 전쟁에
돈을 쏟아붓고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 아… 부작용만 없었더라면… ㅠㅜ
숨이 차고 무릎이 아파 시작했던 의학의 힘
솔직히 고백하자면 나 역시 비만이다.
현재 키 174cm에 몸무게는 91kg을 유지하고 있지만
불과 작년까지만 해도 체중 계기판은
100kg을 훌쩍 넘어가고 있었다.
몸무게가 세 자릿수를 찍으니 일상생활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올랐고
체중을 버티지 못한 무릎에서는 계속해서 통증이 느껴졌다.
결국 나 역시 의학의 힘을 빌리기로 결심했다.
당시에는 마운자로가 대중화되기 전이라
‘위고비‘를 선택했다.
한 달 치 주사 비용만 약 48만원이라는
결코 만만치 않은 금액이었지만…
건강을 잃을 수 없다는 절박함에
3개월간 투약을 진행했고 결과적으로 10kg 감량에 성공했다.
비싼 약값과 맞바꾼 부작용, 그리고 우울감…
기사에서는 비만 치료제가
수백만 명에게 상대적으로 저렴한 선택지를
제공한다고 포장하지만,
서민 입장에서 한 달에 수십만 원씩 나가는 주사 비용은
엄청난 부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비싼 약이
세계 매출 1위를 찍었다는 것은
그만큼 현대인들의 비만율이 높고
부작용과 비용을 감수하고서라도 살을 빼고자 하는
열망이 크다는 뜻일 것이다.
나 역시 10kg이라는 성과를 얻었지만
딱 3개월 만에 주사를 끊어야만 했다.
감당하기 힘든 부작용 때문이었다.
식욕을 억제하는 과정에서
삶의 가장 큰 낙이었던 ‘먹는 즐거움‘ 이 강제로 사라지니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고
그로 인한 우울감마저 심해지는 것을 느꼈다.
몸은 가벼워졌을지언정
정신적인 피폐함이 찾아오는 것을 보며
다이어트 약의 명암을 뼈저리게 체감했다.
먹는 다이어트 약을 기다리는 인간의 끝없는 욕심
주사를 끊고 반년이 넘는 시간 동안 다행히 요요 없이
몸무게를 비슷하게 유지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살을 뺀다는 것은 세상에서 제일 고통스러운 일이다.
맛있는 음식을 와구와구 마음껏 먹으면서,
그저 방바닥을 뒹굴뒹굴하기만 해도 살이 쫙쫙 빠지기를 바라는
인간의 이 모순적인 욕심이란 참 헛웃음이 나온다.
(내가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희망의 끈은 놓지 않고 있다.
들리는 소식에 의하면
내년쯤에는 주사가 아닌 ‘먹는 위고비‘나 ‘먹는 마운자로‘ 같은
알약 형태가 출시될 예정이고,
가격 또한 지금보다 훨씬 저렴해질 것이라고 한다.
아직도 정상 체중으로 가기 위해
빼야 할 살이 한참이나 남은 나로서는
이 소식을 간절히 기다릴 수밖에 없다.
부디 내년에는 조금 더 건강하고,
부작용 덜하며, 지갑 사정에도 자비로운
다이어트 보조제가 나와주기를 기대해 본다…
출처 : https://n.news.naver.com/article/052/0002349729?ntype=RANK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