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납액 800억 시대, 빚으로 시작하는 청년들의 씁쓸한 출발선…

  •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일찌감치 사회생활을 시작한 나는
    사실 ‘학자금 대출‘이 무엇인지 겪어보지 못했다.
    학자금 대출을 받아서 대학을 가기엔…
    우리집 상황이 그리 녹록치 못하였다.
    하지만 대학원을 졸업한 아내를 통해 그 무게를
    어렴풋이나마 곁에서 지켜볼 수 있었다.
    아직 조금 남아있는 아내의 대학원 학자금 대출…
    그냥 한 번에 털어버리라고 핀잔을 주기도 했지만,
    이율이 워낙 싸다 보니 당장 목을 죄어오는 생활비나
    다른 지출을 먼저 처리하고 천천히 갚는 것이
    현실적인 선택이라는 아내의 말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 이제 사회에 뛰어든 이들에게 누가 돌을 던질수 있을까?

학자금 체납 800억 돌파, 역대 최대의 그늘

취업을 하고도 학자금을 갚지 못하는 청년들의 비율이
20%에 육박하고 체납액이 800억원을 넘었다는
우울한 뉴스를 접했다.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치라고 한다.

아내의 경우처럼 이율이 낮아서 천천히 갚는 사람도 있겠지만
뉴스가 지적하는 현실은 훨씬 더 서늘하다.
바늘구멍 같은 취업문을 뚫고 간신히 직장을 구했지만
치솟는 물가와 팍팍한 생활비에 치여
도저히 빚을 갚을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청년들이
태반이라는 것이다.
아예 일자리에서 밀려나 상환 자체를 유예하는 이들도
급증하고 있다.

마이너스 통장과 함께 시작하는 사회생활

이제 대학 졸업장은 우리 사회에서 당연한 기본값이 되었다.
학자금 대출 제도
경제적 형편과 상관없이 배움의 기회를 열어준다는 점에서
분명 훌륭한 사다리다.

하지만 동전의 양면처럼
이는 곧 수백 수천만 원의 ‘빚’을 어깨에 짊어진 채
사회의 출발선에 서야 한다는 잔인한 의미
이기도 하다.
좋은 직장에 취직해 장밋빛 미래를 꿈꿔야 할 20대 청년들이
취업의 기쁨을 누릴 새도 없이 빚쟁이로 전락해
이자와 상환의 압박에 시달리며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것이다.

근본적인 대학 구조조정과 상환 유예의 딜레마

당장 벼랑 끝에 몰린 청년들에게는 숨통을 트여줄 상환 유예나
저소득층을 위한 기준 완화 같은 유연한 정책이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이것은 진통제일 뿐 근본적인 처방은 될 수 없다.

의미 없이 무분별하게 양산된 대학의 숫자를 줄이고
불필요하게 부풀려진 등록금 거품을 걷어내는
구조적인 고민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빚을 내서라도 가야만 하는‘ 이 기형적인 굴레에서
청년들을 구출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아이들의 출발선은 조금 다르기를

언젠가 우리 집 세 딸들도 훌쩍 자라 대학에 가고
학자금 대출을 받으며
스스로 사회에 적응해 나가는 날이 올 것이다.
부모로서 모든 것을 다 지원해 주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현실은 늘 녹록지 않다.

다만 우리 아이들이 사회에 첫발을 내디딜 때쯤에는
학자금 대출이라는 빚의 무게가
지금보다 훨씬 가벼워진 세상이기를 간절히 바란다.
빚에 쫓겨 억지로 일하는 것이 아니라
온전히 자신의 꿈과 미래를 위해
기분 좋게 첫 월급을 계획할 수 있는 그런 환경이기를..
조용히 빌어본다…

출처 :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16017041?rc=N&ntype=RAN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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