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아이들 셋을 데리고
일산 킨텍스 근처에 있는 현대자동차 전시관에 다녀왔다.
미래의 자동차는 당연히 100% 전기차일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던 내게,
그곳에서 마주한 수소차 ‘넥쏘‘는 꽤 신선한 충격이었다.
자동차 배기구에서 시커먼 매연 대신
맑은 물이 뚝뚝 떨어지는 친환경적인 모습도 놀라웠지만,
무엇보다 ‘왜 수소가 필요한가‘에 대한 현실적인 이유가
확 와닿았기 때문이다.

- 과연 이 방향이 맞는 방향일까?
전기차가 아직 모든 것을 대체할 수 없는 이유
승용차야 배터리로 굴러간다 쳐도,
거대한 화물 트럭을 100% 전기로만 움직인다고 가정해 보자.
트럭의 막대한 무게와 주행 거리를 감당하려면
짐을 실어야 할 공간의 절반 이상을
무거운 배터리로 꽉 채워야 하는 모순이 발생한다.
결국 거대한 운송 수단이나 산업 기기들이 움직이려면,
무거운 배터리 대신
가벼우면서도 효율이 좋은 수소 에너지를
반드시 거쳐 가야만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요즘 틈틈이 과학 채널을 챙겨보며 느끼는 건데,
우리가 상상하는
‘모든 것이 전기로 완벽하게 돌아가는 세상‘ 이 오려면
결국 ‘상온 초전도체‘라는 마법 같은 기술이 상용화되어야만 한다.
전문가가 아니라서 깊게는 모르지만,
내가 이해한 바로는 이렇다.
지금 우리가 쓰는 전기는
이동하면서 필연적으로 저항이 발생하고,
그 저항이 열로 바뀌면서 엄청난 에너지가 낭비된다.
만약 전기 저항이 완벽하게 ‘0’이 되는 물질을 찾아낸다면,
생산한 에너지를 100% 온전히 다 쓸 수 있게 된다.
전기차의 구조도 획기적으로 단순해질 것이고,
자율주행은 물론이고
일본에서 일부 시험 중이라는 자기부상열차나
하이퍼루프 같은 꿈의 기술들이 일상이 될 것이다.
테크트리를 무시한 채 미래로 갈 수는 없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런 완벽한 초전도체의 시대가
불과 몇 년 안에 뚝딱 찾아올 리는 만무하다.
게임을 할 때도
돌도끼를 들고 싸우다가
갑자기 레이저 광선검으로 싸우는 시대로 변하는건 아니지 않나?
하나씩 기술을 발전시켜 나가는
‘테크트리(Tech Tree)‘ 라는 것이 존재한다.
내연기관에서 완벽한 초전도 전기 시대로 넘어가기 위해,
우리는 필연적으로 수소 에너지라는
징검다리를 밟고 지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지금의 수소 에너지가
천연가스 등을 이용해 만들어지다 보니
100% 완벽한 친환경이라고 부르기엔 애매한 구석이 있다.
하지만 기존의 내연기관 매연보다는 훨씬 지구에 이롭고,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훌륭한 과도기적 기술임은 분명하다.
그렇기에 오늘 아침 뉴스에서 본,
정부가 수소 연료전지 발전 입찰 규모를 대폭 줄인다는 소식은
참으로 아쉽게 다가온다.
과거 정부의 수소 로드맵을 굳게 믿고
수천억 원의 막대한 자금을 투자했던 기업들은
하루아침에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될 위기에 처했다.
누구나 완벽하고 깨끗한 미래 에너지를 꿈꾸지만,
그 미래는 결코 중간 단계를 건너뛰고 오지 않는다.
묵묵히 테크트리를 타며
지구를 보호하고 기술을 발전시켜 나가려는 기업들의 노력에,
정책의 불확실성이 찬물을 끼얹는 일은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출처 :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277/00057631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