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오전… 모처럼 반가운 뉴스가 들려왔다.
중동의 화약고였던 이란과 미국의 전쟁이
마침내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란 대통령이 직접 240억 달러 동결 자산 해제를 조건으로 내걸며
종전 협상 의지를 밝히자,
불확실성이 걷힌 글로벌 증시는
미국장과 국장을 가리지 않고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되는 것은
인류 평화를 위해서나 경제를 위해서나
두 팔 벌려 환영할 일이지만…
온통 붉게 물든 주식창을 바라보는 나의 마음은
솔직히 조금 착잡하기만 하다…

- 그래 믿고있었다구!!! 이젠 그만하자~
마비된 교육원과 끝없는 반도체 광기
지금 시장은 온통 ‘하드웨어 반도체‘뿐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마이크론에 대대적인 투자를 선언하자
하루 만에 주가가 20% 가까이 폭등하는 기염을 토했고,
국내 증시는 더 심각하다.
오늘 국내 최초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를
2배로 추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상장되었는데,
이 상품을 사기 위해 필수적인 사전 교육을 들으려는
개미 투자자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금융투자협회 교육원 서버가 마비되는 촌극까지 벌어졌다.
“삼전닉스 2배 ETF, 지금이라도 타자” 며
불나방처럼 뛰어드는 사람들의 심리가
이해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2분기까지 반도체가 피크를 찍을 것이고
코스피가 1만을 갈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쏟아지는 마당에,
나 빼고 다들 돈을 복사하고 있는 듯한 박탈감…
즉 포모(FOMO)를 견뎌내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 우리는 개미일까? 아니면 불나방일까?
공포와 광기 사이, 40대 가장의 현실적인 무게
주식 시장의 오랜 격언 중
“공포에 매수하고 광기에 매도하라” 는 말이 있다.
나 같은 초보 투자자가 시장에서 장기적으로 살아남기 위해
늘 마음속 깊이 새기고 있는 원칙이다.
하지만 최근의 반도체 랠리를 보면
이 ‘광기‘가 도무지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내가 틀린 것일까? 아니면 시장이 미친 것일까?
하루 종일 패배감에 휩싸여
‘지금이라도 올라타야 하나‘
수백 번 고민하게 만드는 무서운 장세다.
하지만 나는 끝내 그 광기의 버스에 올라타지 못할 것이다.
안타깝게도 나는 수천만 원의 여윳돈을 턱턱 굴릴 수 있는
자산가가 아니라,
매달 들어오는 월급에 기대어 살아가는
평범한 17년 차 직장인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당장 두 달 뒤 이사라는 거대한 현실적 장벽 앞에서는,
그저 쌈짓돈을 꽉 쥔 채 남의 집 불구경하듯
이 광란의 파티를 지켜볼 수밖에 없다.
솔직히 배가 아프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나만 없는 반도체‘라는 씁쓸한 현실에
기운이 쑥 빠지기도 한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내 분수에 맞지 않는 빚투나 무리한 레버리지로 밤잠을 설치느니,
차라리 지금의 소외감을 묵묵히 견뎌내는 편이 낫다.
영원히 오르는 주식은 없고,
시장은 결국 버티고 살아남는 자에게 기회를 주기 마련이다.
이 지독한 포모를 꾹꾹 눌러 담으며,
오늘도 나는 묵묵히 나의 현실적인 투자 원칙을 지켜내려 한다.
누구에겐 바보같아 보일지라도 말이다…
출처 :
https://n.news.naver.com/article/009/0005685335?ntype=RANKING
https://news.nate.com/view/20260527n06369?mid=n0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