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 원 내면 20만 원? 혜택은 다 빗겨가는 ‘낀 세대’ 다둥이 아빠의 넋두리

  • 월요일 아침
    출근하자마자 모니터 구석에 띄워둔 경제 뉴스 창에서
    눈길을 끄는 기사를 하나 발견했다.
    매월 10만 원을 저축하면 지자체와 기업이 돈을 보태 20만 원으로 불려준다는
    ‘청년 디딤돌 2배 적금’ 소식이다.
    가입 연령도 무려 45세 이하다.
    “오, 나도 턱걸이로 되나?” 싶어 자세히 보니
    강원도 속초시 소재 중소기업 근로자 한정이다.
    역시나, 내 몫은 아니었다.
  • 나도 청년이고 싶다… 하아…

지방 소멸을 막기 위한 세금,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물론 이 정책의 취지는 100% 공감한다.
요즘 같은 심각한 수도권 쏠림 현상 속에서
청년들을 지방에 머물게 하려면 이 정도 파격적인 혜택은 있어야 할 거다.
당장 나부터도 아이들 교육 문제나 내 밥줄(직장) 때문에
쉽게 지방으로 내려가 살 엄두를 못 내고 있으니까.

내가 꼬박꼬박 내는 피 같은 세금이 이런 곳에 쓰이는 게 맞다고
머리로는 끄덕이면서도
사람 마음이라는 게 참 간사해서
내 통장에 직접 꽂히는 혜택이 아니다
보니 입맛이 살짝 씁쓸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위아래로 치이는 완벽한 ‘낀 세대

어제 주말 저녁, 아내와 식탁에 마주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우리가 참 완벽한 ‘낀 세대’라는 결론을 내렸다.

위로는 고도성장기와 부동산 폭등기의 혜택을
온몸으로 누리며 자산을 불린 50~60대 선배들이 있다.
반면 아래로는 청년 구직 지원, 자산 형성 지원 등
각종 타이틀을 단 혜택들이 쏟아진다.
우리는 그 폭발적인 성장의 과실을 따먹기엔 너무 늦게 태어났고
지금의 청년 혜택을 받기엔 나이가 애매하게 차버렸다.
이도 저도 아닌 채 그저 묵묵히 세금만 내며
허리를 지탱하는 세대가 되어버린 것이다.

다둥이 아빠지만 ‘타이밍‘이 야속해

가장 속상한 건 육아 관련 혜택이다.
아이가 셋인 다둥이 아빠지만
우리는 아이들을 남들보다 조금 일찍 낳고 키운 편이다.
막내가 벌써 초등학교 3학년이니 말 다 했다.

요즘 뉴스에 연일 보도되는
파격적인 출산 장려금, 신생아 특례 대출, 각종 다둥이 지원 정책들을 볼 때마다
아내는 조용히 한숨을 쉰다.
조금만 늦게 낳았어도…” 하는 아쉬움이다.
정책의 방향은 맞지만
우리 부부에게는 그저 ‘운때’가 지독하게 안 맞았을 뿐이다.
누구의 잘못도 아니라는 걸 알기에
어디 가서 떼를 쓸 수도, 하소연을 할 수도 없다.

불운을 탓할 시간에 내 살길을 파야지…

세상에는 분명 나보다 더 힘든 사람, 더 도움이 절실한 사람들이 많다.
그들을 위한 복지와 지원 정책을 나쁘다고 깎아내릴 생각은 추호도 없다.
다만 가끔은
특별한 운이나 혜택 없이 그저 매일 아침 지옥철을 뚫고 출근해
묵묵히 가족을 건사하는 우리 같은 평범한 ‘낀 세대’ 직장인들의 어깨도
한 번쯤 토닥여주는 정책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바람을 가져본다.

하지만 현실은 냉정하다.
나라가 내 노후와 가족을 책임져주지 않는다면
운때를 한탄할 시간에 내 손으로 직접 돌파구를 만드는 수밖에 없다.
오늘 아침도 씁쓸한 입맛을 커피로 씻어내며,
묵묵히 본업의 키보드를 두드리고 퇴근 후의 파이프라인을 고민한다.
부장님이 자리에 오시기 전에 얼른 뉴스 창이나 닫아야겠다.

출처 : https://news.nate.com/view/20260312n12180